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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조선: 2020년 4월 29자_김종학, 김근태, 우고 리바 등 국내외 현대미술 한눈에


어반아트 소장품 27점… ‘아늑한 긴장’展 5월 1일부터 20일까지 예약제 운영

어반아트가 현대미술의 맥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를 개최한다. 소장품전 ‘아늑한 긴장’은 김근태, 박서보, 양대원, 이승희, 존 레이몬드 헨리, 김강용, 김종학, 이영섭, 우고 리바, 박종필, 이지은 등 국내외 유명 작가 11인의 작품 27점으로 꾸려진다. 예리한 긴장을 바탕으로 고유한 세계를 쌓아 올린 이들 작가의 존재감과 그들이 서로의 세계를 부딪치며 형성하는 묘한 긴장이 생성하는 무한한 에너지가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아늑한 전시 공간에서 작가들의 작업세계와 작품이 선사하는 세심한 긴장을 느낄 수 있다.

김근태는 동양철학의 정신을 작품에 녹여왔다. 커다란 캔버스에 두텁게 올라간 물감은 곧 하얀 벽과 녹아들어 역설적으로 빈 공간을 형성한다. 그가 여러 번에 걸쳐 쌓아 올린 두터운 물감 표면에서 드러나는 붓 자국은 김근태가 추구하는 정신적 숭고함 속에 녹아든 예리한 긴장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이와 공간을 마주하는 박서보의 검은 회화는 노동의 집약체다. 불린 한지를 긁어내어 만든 섬세한 작품은 더없이 우아하지만 그 이면에 바짝 날이 선 채로 하나하나 만들어낸 직선의 요철은 작가가 작업 과정에서 쌓아나가는 온기 서린 긴장을 느끼게 한다. 양대원은 독특하게 배접한 황토색 캔버스 위에 불투명한 단색 안료를 그래픽 도안처럼 올려놓는다. 작가의 힘으로 완벽하게 통제된 캔버스 위에 작가의 의도가 함축된 검은 개체가 예리한 칼날과도 같은 긴장감 속에 섬세하게 배열돼 있다는 느낌을 준다. 불합리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의심, 작가 내면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현대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담아낸다.

이승희는 등고선과 같이 쌓아올린 흙물을 캔버스의 역할을 하는 흙판과 함께 통째로 구워내는 기법을 사용하는데, 평면이면서 하나의 조각인 그의 도자는 입체와 평면의 경계를 허물며 이른바 3차원의 평면을 구현한다. 그의 작업 방식은 동양의 비움과 수행 정신, 그와 더불어 아늑한 그림 이면의 치열한 긴장을 바탕으로 한다. 존 헨리는 동양적 요소가 어우러진 전시장에 서양 특유의 직선적 긴장을 선사한다. 강철로 제작된 작품은 작고 섬세한 무게중심이 지탱하는 극도의 긴장감 속에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것처럼 떠올라 있다.

모래가 아닌 모래의 그림자를 그리며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을 창조한 김강용은 회화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목표로 수많은 모래의 미세한 알갱이를 세밀하게 배치한다. 그의 가상공간에는 재료의 물성을 뛰어넘는 통찰력과 순수한 조형적 요소 속에 숨어있는 날 선 사유가 담겨 있다. 반면, 박종필의 회화에는 대상을 뿌리부터 줄기, 꽃잎까지 면밀히 관찰하고 이해했다는 온기가 담겨있는 듯하다. 그가 작품에 섞어놓은 생화와 조화는 진실과 거짓이 어우러진 우리의 삶과도 닮아 있다. 꽃을 그린 정물화를 넘어 인간의 이중성과 양면성, 다양성을 담은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화려한 화면 이면에는 꽃잎 하나하나까지 극도의 긴장을 유지하며 사실적으로 그려낸 박종필의 작업 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

이외에도 화가로서의 오랜 삶이 물감에 진득하게 묻어나는 김종학의 꽃, 땅속에 드로잉을 하듯 흙을 파낸 공간에 시멘트를 부어 조각을 ‘출토’하는 이영섭, 모성을 불러일으키는 우고 리바의 따뜻한 조각, 자연에 대한 경외를 담은 이지은의 초기 기하학적 밤 풍경 나무 추상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5월 1일부터 20일까지 월~금 오전9시~오후6시 예약제로 운영된다. (02)511-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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