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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조선: 2020년 4월 21일자_로버트 폴리도리 展

■ 전시 소개 어반아트가 주관하는 로버트 폴리도리의 사진전이 제주 비오토피아 단지 내 EAST 1호 박여숙 화랑에서 진행되고 있다.

캐나다계 미국인 로버트 폴리도리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베르사유 궁전의 복원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가 담아내는 궁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베르사유의 완벽하게 세팅된 공간이 아니다. 벽에 걸려있어야 할 그림들은 바로크풍의 부조 장식 아래, 기둥과 바닥에 기대어져 제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아예 액자가 분리되어 덩그러니 놓여있다. 화려한 방구석에는 수레의 끄트머리가 튀어나와 있고 번쩍이는 샹들리에 아래는 목제 사다리가 차지하고 있다.

고요해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수선한 이 공간은 폴리도리가 기록해온 흐르는 시간의 포착이다. 로버트 폴리도리가 담는 사진은 단지 아름다운 베르사유가 아니다. 그가 촬영하는 순간순간은 연속적으로 흐르는 시간의 조각을 떼내어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소망의 기록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역사의 공간에서 살아갔던 주인들과 과거를 짚어가며 현재를 되살리는 복원가들, 그리고 카메라 앞에 선 로버트 폴리도리가 써 내려가는 시간의 병렬적 서사이다.

로버트 폴리도리는 1951년 태어나 1960년대 후반 뉴욕으로 이주하여 사진 작업을 시작했고, 1983년부터 파리로 이주하여 베르사유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태풍의 상흔을 기록한 사진들을 주제로 회고전을 열었다. 최근에는 인구 팽창과 도시 성장, 패션과 건축의 융합을 모색하는 사진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거대한 시간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조응하며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폴리도리의 사진은미술계와 더불어 건축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시는 4월 29일까지 예약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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